루이비통의 상표권 소송이 불러온 중국 소비자의 반발과 그 여파

글로벌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최근 중국 현지 차 브랜드 몰리티와의 상표권 소송에서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이 소송은 단순한 법적 분쟁을 넘어,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 애국주의적 감정을 자극하며 루이비통의 중국 내 판매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루이비통의 중국 판매는 지난해에 비해 두 자릿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루이비통의 최대 수익원인 중국 시장에서의 존립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로 여겨진다.

중국 쑤저우 중급인민법원은 지난 7월, 루이비통이 제기한 상표권 침해 소송에서 몰리티가 1,030만 위안, 한화로 약 23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몰리티의 네 잎 꽃무늬 로고가 루이비통의 상징적인 모노그램과 지나치게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몰리티는 이 판결에 불복하며 항소할 계획을 밝혔고, 브랜드의 기존 색상을 변경하여 상표권 침해를 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루이비통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몰리티의 네 잎 꽃무늬가 당나라 시대의 전통 문양인 보상화와 유사하다는 주장을 하며, 루이비통의 상표권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네 개의 꽃잎으로 이루어진 디자인이 당나라 시기의 연꽃과 감꽃받침 문양에서 유래되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반면, 루이비통이 이미 중국에서 관련 권리를 등록했으며, 몰리티의 상표권 등록 신청이 내년 초 반려될 예정이라는 점을 들어, 몰리티의 상표 사용에 법적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렇듯 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중국의 전통문화와 서구 명품 브랜드 간의 갈등으로 번져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루이비통이 소규모 차 브랜드와의 상표권 분쟁을 벌인 것이 지나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반발은 실제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 JL워런캐피털의 분석에 따르면, 루이비통의 중국 내 판매는 지난 7월에 약 30% 감소했으며, 8월에도 20~25%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비록 8월의 감소폭은 7월보다 축소되었으나 여전히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JL워런캐피털의 CEO 리쥔헝은 이번 소송이 중국 전통문화 소유권에 대한 논란을 키우면서 루이비통의 실적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의 둔화로 인해 다른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도 현지에서 판매 감소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구찌의 경우, 7월에 20%, 8월에 10%의 감소가 예상되며, 에르메스의 매출도 같은 기간 각각 약 5%와 1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루이비통의 판매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법적 승소가 소비자 여론의 승리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중요한 맥락을 제공한다. 과거 나이키, 아디다스, H&M 등 서구 브랜드들이 중국 내에서 겪었던 논란은 애국주의적 소비 트렌드로 번진 사례가 많다. 돌체앤가바나 역시 2018년 광고 논란 이후 장기적인 불매운동의 여파를 겪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시장조사업체 바이관의 로버트 우 CEO는 “중국 시장은 외국 브랜드와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곳”이라며, “법원에서 승소하더라도 여론의 법정은 강력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그동안 소득 증가와 함께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에게 핵심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루이비통, 에르메스, 구찌와 같은 고가 명품 브랜드는 중국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구매로 인해 중요한 수익원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이번 상표권 소송과 그에 따른 소비자 반발은 루이비통에게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앞으로 이 브랜드가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이며, 중국 소비자와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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